아이와 《옥스퍼드 세계사》 함께 읽기

선생님께서,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첫째 아이와 함께 《옥스퍼드 세계사》를 읽어보라고 하셨다. 아이도 이제 호르몬의 영향에서 많이 벗어나고 지적知的인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느낌도 있고, 일단 책 두 권을 준비했다.

부모가 아이에게 뭔가를 가르친다는 것을 생각하면,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글쓰기 연습을 가르치는 장면이 항상 떠오른다. 처음 쓴 글을 절반으로 줄이고 다시 절반으로 줄이고 결국은 버리는 과정을 가르치는 모습에서 간결함, 절제력, 인내심, 겸손함 등을 함께 가르치려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졌다.

이번에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의 내용을 가르친다기보다 아이가 지금까지 읽어보지 않은 두껍고 학적인 책을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차분히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될 것 같다. 처음부터 비장하면 끝이 비참한 법이니 비슷하게라도 시작.

  1. 한 번에 읽을 분량을 나누고,
  2. 해당 분량을 미리 읽어 노트에 정리하고,
  3. 본인이 정리한 내용을 발제하고,
  4. 의문을 해결하기

내게 ’세계사’라는 것은 좋지 않은 첫인상으로 남아있다. 고등학교 때 책 한 권을 무조건 달달 외워야 하는 과목. 학교로 새로 부임한 젊은 선생은 수업 시간 내내 어떤 것을 외워야 하는지만 떠들었고, 책에 없는 내용은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국사는 어려서부터 듣거나 보거나 읽은 것들이 있으니 단편적인 사실들을 연결할 수 있었으나 세계사는 얘기가 달랐다. 그때부터 세계사는 내게 먼 얘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역사야말로 참으로 중요한 일반 교양이라는 것을 나이가 먹고서야 알았다.

이제 내 아이라도 어려서부터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으며 나도 역사를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2021-03-08 · 역사 · 옥스퍼드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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