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권력의 인정과 행사에 익숙치 못한 부적응자들을 위한 틈은 있을까?

회사를 다니다보면 다종다양한 권력 관계를 경험하지. 바로 위 직급의 권력부터 회사 최고 직급의 그것까지 직간접으로 푹 체험. 이 권력들은 하루에 9시간 이상 생활하는, 어쩌면 깨어있는 동안 가장 정신이 멀쩡한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곳에서 우리의 정신과 세계를 지배할 수 있어. 회사는 단지 생계를 위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만만치 않아. 그러려면 지속적 멘탈과 약물 관리가 필요한데 꾸준히 가다듬지 않으면 이 마음가짐은 곧 망가짐.

‘회사 문화’도 권력 조정을 포장하는 문제 문화가 결정되면 권력 행사에 매혹 당한 개개인의 욕구도 용인 받거나 억압 당하는, 그 수준을 따르거나, 흉내라도 내지. 더러운 씨앗이 싹을 내밀려고 하면 산소를 끊어야지. 혼자 행복한 그 놈이다.

최근 개발자developer들이 회사 선택에 대한 자유가 늘어나고 기술 기반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임금을 인상하는 건 인력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이기도 하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프로그래밍과 컴퓨팅 기술을 둘러싼 지식 권력에 대한 장악이 힘든 일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자본은 이 권력 불균형을 깨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그 결말은 모르겠다.

희소가치가 높은 전문가 또는 권력쟁투에서 승리한 임원 계급이 되겠다는 목표는 권력과 높은 수입을 보장해주겠지만 그것이 모두의 인생 목표는 아닌 것 같네. 결국 의미, 가치의 우선순위 문제겠지만 다른 사람의 자유와 존엄성을 즈려밟고 올라서는 것은 우선순위와는 다른 문제. 역시 질식의 대상. 민주주의 사회의 원칙이 가장 가닿지 않으며 최후까지 유보되는 곳이 주식회사이지만 말이야.

회사시스템에서 벗어나려면 또 다른 시스템에 속하는 길밖에 없다는, ‘정상적 탈선’은 막막한 일. 아니면, 이 압도적 시스템을 인정하고 그 안에 새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 지나친 타협일까, 기생하는 것일까 또는, 시스템의 버그와 취약점 틈바구니를 파고들어 뿌리 내릴 수 있을까? 그렇다면 기울 수 없는 취약점을 찾자. 틈이 넓게 벌어져 덧대기를 포기할만큼 벌려보자. 어떤 연장을 쓸까.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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