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라이프》 읽기 끝
건국대학교 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이란 곳에서 모빌리티인문학 총서를 출간하고 있다. 몇 권 가지고 있는데, 사실 처음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내 직업이 모바일을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인 이유도 있다. 그러나 이 ’모빌리티’라는 주제는 그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
아래 인용한 내용에도 있지만 “모빌리티는 기차, 자동차, 비행기, 인터넷, 모바일 기기 같은 모빌리티 테크놀로지에 기초한 사람, 사물, 정보의 이동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테크놀로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지 스마트폰 생활에 관한 것이 아니다.
《모바일 라이프》는 그래픽노블 형식이며, 분량도 적고(104페이지), 6개의 초상(페르소나)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쉽게 읽힌다.
다음은 책 내용 중 기록해두고 싶은 것들이다(굵은체는 내가 강조).
모빌리티는 기차, 자동차, 비행기, 인터넷, 모바일 기기 같은 모빌리티 테크놀로지에 기초한 사람, 사물, 정보의 이동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테크놀로지를 의미한다.
오늘날은 모빌리티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삶을 위한 단순한 조건이나 수단이 아닌 인간의 또 다른 본성이 된 시대, 즉 고-모빌리티high-mobilities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인간과 테크놀로지의 상호보완적·상호구성적 공-진화가 고도화된 시대인 것이다.
업무 — 가능하면 성취감을 주는 업무 — 와 풍요롭고 행복한 개인적·사회적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극도로 고-모빌리티적인 사람들이 추무하는 중요한 목표다. (p.55)
통념과 달리 고소득층(마르탱·크리스텔·에밀리·장)과 저소득층(가비·티에리) 모두 고-모빌리티를 실행한다. (p.56)
우리의 연구 결과가 보여 주는 것은, 다양한 고-모빌리티 형식과 실행을 숙고하려면 개인 생활과 직장 생활의 균형 맞추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p.57)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고-모빌리티는 출산, 적어도 첫째 아이의 출산을 늦추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 또한 고-모빌리티가 전통적 성역할을 강화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p.60)
조직과 시간 관리 기술, 낯선 장소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낯선 사람과 편하게 어울리는 일 역시 고-모빌리티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기술은 어려서부터 습득하는 것이고, 그래서 불평등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p.67)
우리 연구는 모빌리티mobility라는 개념, 즉 각 개인의 모빌리티 ’잠재력potential’에 기초해 있다. 이 잠재력의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다. ① 교통의 제공, ② 개인의 모빌리티 기술과 계획, ③ 모빌리티적이고자 하는 욕망. 구체적으로 우리가 조사에서 고려한 것은 빠른 교통에의 접근성(고속도로, 고속철도, 공항 등), 모빌리티의 견지에서 본 개인 기술(지도를 읽는 능력, 길 찾기 능력, 다언어 구사 능력 등), 그리고 사람들의 모빌리티 성향(기꺼이 이동하려는 성향, 기꺼이 하루 2시간 이상 통근하려는 성향, 기꺼이 잦은 출장을 떠나려는 성향 등)이다. 이러한 척도에 기초한 결과 여섯 집단이 등장했다. (p.68)
우리 연구는 고-모빌리티를 긍정적으로 경험하든 부정적으로 경험하든 그 경험이 개인적 특성, 즉 개별적이면서 대인관계적인 특성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p.74)
많은 경우 사람들의 이동 능력(즉, 모빌리티)을 찬양하는 연구, 곧 경영 담론과 개인들의 열망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인력 정책뿐만 아닌 모빌리티 정책 일반의 개혁으로 이어질 것이다. 예를 들어, 그런 정책이 사회 관계와 가족 관계의 중요성을 계속 무시해서는 안 된다. (p.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