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8 “당신은 대답 대신에 호통을 치는데, 그렇게 되면 당신이 잘못한 것 아닙니까?”

페렐만의 신수사학 (14): 제9장 페렐만의 업적 - 전통적 철학과 정치를 넘어, 제10장 신수사학은 현대의 휴머니즘이다

페렐만의 신수사학: 새로운 세기의 철학과 방법론》, 미에치슬라브 마넬리(지음), 손장권·김상희(옮김), 고려대학교출판부, 2006. (pp.219-249.) 🔖96% 읽음(+12%p)

이제 ‘제11장 철학과 방법론으로서의 신수사학’ 한 챕터 남았네. 오늘 다 읽을까하다가 혹시나 성의 없이 읽게 될 것 같아서, 몇 페이지 안 되지만 남겨놨어.

다 읽고나면 어제 얘기했듯이(#347)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을 시작할 거야. 이번에는 일주일에 한 번, 요일을 정해서 매번 일정한 분량을 정리하면서 할 계획인데, 수사학이니까 수요일에 할까 생각 중.🫠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정의와 자유와 관용의 전통은, 궁극적으로 20세기 들어 브랜다이스Brandeis 판사와 미국 법 이론에 의해 주창된 프라이버시에 대한 법적 · 도덕적 · 정치적 개념으로 귀착된다. […]

이런 방식으로, 현대 휴머니즘과 신수사학 사이에는 하나 이상의 연결고리가 형성되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신수사학을, 휴머니즘을 위한 부가적인 철학적 기초이자, 영속적이고 동시에 늘 새로운 휴머니즘적 사회 가치를 정교화하고 정당화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여기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p.249)

🗃 오늘 노트한 내용을 PDF로 다운로드

2022-03-27

#347 “이 책이 모든 유형의 상징을 어떤 목적성을 갖고 생산적으로 관리하는 기술로서의 레토릭이 가진 활력과 적응성을 확실히 담아내었기를 바란다.”

제임스 A. 헤릭,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

《페렐만의 신수사학》 읽기를 이번 주에 끝내면, 다음으로 읽을 수사학 책은 이걸로 정했어.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 제임스 A. 헤릭(지음), 강상현(옮김), 컬처룩, 2022.

저자인 제임스 A. 헤릭은 “미국 호프칼리지 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 교수로,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종교, 과학 분야의 레토릭 측면을 연구해 왔다”고 해.

이 책은 머리말에 따르면,

이번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 7판의 목적은 앞선 판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선 서구권에서 발전해 온 레토릭의 역사를 독자에게 충분히 전달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말과 글을 비롯하여 문헌 및 영상 미디어 등 광범위한 여러 상황에서 설득적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해 독자가 나름대로 평가하고 실행할 수 있는 개념적 틀도 제공한다. […]

또한 레토릭에 대한 유물론적 접근과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 제시된 복잡한 영향 네트워크 부분을 보완했다. 이러한 최근의 관점들은 인간 행위자human agents 중심이었던 개념에 도전함으로써 레토릭한 수단rhetorical agency에 대한 전통적 개념을 보다 확장시켜 주고 있다. […]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형식에 대한 의존이 더욱더 커져 감에 따라 요구되는 합리적 유연성은 레토릭의 역사 속에 존재하는 여러 통찰력에 더욱 주목하고 집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이 모든 유형의 상징을 어떤 목적성을 갖고 생산적으로 관리하는 기술로서의 레토릭이 가진 활력과 적응성을 확실히 담아내었기를 바란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roy까지 수사학 책에 담았다는 것이 놀랍고,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페미니즘과 레토릭”에 대한 내용도 있어. 기대가 되네.🧐

목차

1장 레토릭이란 무엇인가

2장 레토릭의 기원과 초기 역사

3장 플라톤과 소피스트

4장 아리스토텔레스의 레토릭

5장 로마의 레토릭

6장 기독교 유럽과 북아프리카의 레토릭

7장 르네상스 시대의 레토릭

8장 계몽주의 레토릭

9장 현대 레토릭 Ⅰ: 주장, 수용자, 과학

10장 현대 레토릭 Ⅱ: 서사, 배치, 대상

11장 현대 레토릭 Ⅲ: 텍스트, 권력, 대안

리뷰와 토론
참고 문헌
용어 해설

2022-03-27

#346 새 잉크 몇 개, 〈문방구점 대상 2022〉 등

주간 〈문구文具〉 · 14

이번 주간 〈문구文具〉는 텍스트 위주로 기록해볼게.

파일롯트 이로시주쿠 새 컬러 — 취옥, 반딧불이, 벚꽃잎 — 가 나왔다고 해서 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더라고. 저번에 얘기한 것처럼, 이제 노트 기록에 좋은 블랙, 블루블랙, 블루 계열의 잉크 위주로 쓰려고 해.

그래도, 빈손으로 사이트를 떠나기가 아쉬어서 잉크 몇 개를 구입했는데,

  1.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월야月夜
  2.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동장군冬将軍
  3. 파이롯트 이로시주쿠 죽탄竹炭 (만족스러워서 50ml로 재구매)
  4. 프라이빗 리저브 잉크 벨벳 블랙
  5. 프라이빗 리저브 잉크 에보니 블루 (제품 사진에는 블루블랙처럼 나와있는데 막상 실물을 보니 짙은 녹색에 가까움)

프라이빗 리저브 잉크Private Reserve Ink는 처음 사보는데, 병입구가 이렇게 활짝 열린 잉크병은 처음이라 좀 당황스러웠어. 잘못 건드려서 쏟기라도 되면… 상상도 하기 싫으네. 이물질도 쉽게 들어가지 않을까 싶고. 아무튼 이 브랜드는 아직 펜에 넣어 써보진 않았지만 첫인상이 별로야.

그리고, 올해도 일본 문구 전문 무크지 〈문방구점 대상文房具屋さん大賞〉이 나왔어(#217 참고).

이번호에는 딱히 관심 가는 문구들이 없었는데, 대상을 받은 사쿠라 볼사인 id 플러스라는 수성펜은 써보고 싶더라. 만년필 잉크 색깔을 벤치마킹한 게 아닌가 싶은, 검정색 위주의 펜이야. 퓨어블랙, 나이트블랙, 포레스트블랙으로 판매하고 리필심으로 미스테리블랙, 카시스블랙, 모카블랙도 있네.

디자인도 단정하면서 세련되고 요즘 내 블랙 중심의 취향과도 맞아서, 마침 국내에서 판매하는 곳이 있길래 주문했어. 4,500원이니 많이 비싼 편도 아니고. 만년필을 쓸 수 없는 상황들이 종종 있는데, 그때 위주로 쓸 것 같아.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サクラクレパス公式(@sakura_craypas)님의 공유 게시물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サクラクレパス公式(@sakura_craypas)님의 공유 게시물

요즘에는 공부, 노트 정리할 때 쓰는 문구가 아니면 별로 관심이 안 가네. 문구 권태기인가.

그래도 카드에 이렇게 깔끔히 정리하면 기분이 참 좋거든요.

아, 써보고 싶은 독서카드가 있는데, 지금 오고 있어. 다음주에 써보고 알려줄게.🤫

2022-03-27

#345 ‘정찰병의 마음을 가지는 법’ 외

URLs · 16

일주일 동안 이런저런 글들을 보면서 수집을 했는데…

도구, 방법론에 대한 글들은…

뉴스페퍼민트 글들을 한동안 못 봐서 오늘 털어봤어. 이제 번역한 글뿐만 아니라 필진 칼럼도 올라오고 있네.

그리고 트위터에서 발견한 재밌는 글, 멋진 이미지들.

유치원 선생님 밥 먹이는 스킬 대단하다.. 딸이 그러는데 아이들한테 튼튼금지 라며 골고루 먹지말라고 한단다.... 튼튼금지! 튼튼금지! 라고 하면 아이들이 안돼 튼튼해질거야! 하면서 선생님 몰래? 채소 반찬을 막 먹는다네.. 우리 딸은 오늘 생에 최초로 상추에 고기 싸먹었대.. 튼튼금지 대박이네

— 조안나🍨 (@_with_dog) March 17, 2022

pic.twitter.com/VIWAh9x0dp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13, 2022

Miles Davis, Cannonball Adderley, John Coltrane and Bill Evans at the Bluebird, Detroit, 1958#Jazz #JazzSketches pic.twitter.com/ZAAsuFPPEB

— Jazz Sketches (@JazzSketches) March 12, 2022

pic.twitter.com/lXzAvs6s7Q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12, 2022

pic.twitter.com/mkdPQeo7Tr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11, 2022

pic.twitter.com/tsvMSDv96N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11, 2022

pic.twitter.com/qlc7fFSXPx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5, 2022

pic.twitter.com/hssjqBvieS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10, 2022

pic.twitter.com/lR2VZ93epA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5, 2022

pic.twitter.com/l39Fzf0vXv

— Archillect (@archillect) March 5, 2022

2022-03-20

#344 “어느 사회에서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현재 결핍된 가치인 것입니다.”

《페렐만의 신수사학》 (13) · 제8장(계속) C. 법 해석의 수사학적 이론, D. 수사학적 법철학으로서의 실증주의적 리얼리즘, 제9장 페렐만의 업적 - 전통적 철학과 정치를 넘어

페렐만의 신수사학: 새로운 세기의 철학과 방법론》, 미에치슬라브 마넬리(지음), 손장권·김상희(옮김), 고려대학교출판부, 2006. (pp.194-218.) 🔖84% 읽음(+9%p)

[오시아틴스키] “그렇다면 가장 귀중하고 중요한 사회가치는 무엇입니까?”

[페렐만] 어느 사회에서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현재 결핍된 가치인 것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언론의 자유를 가지지 못했다고 느낀다면 바로 이 가치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됩니다. 만약 그들이 착취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있다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착취로부터의 해방인 것입니다. 그들에게 부족한 것이 사회적 긴장을 낳게 되는 법입니다. 긴장과 폭동의 근원을 규정하고 그리고 그것들을 극복할 방법을 규정한 보편적인 법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기본적인 최소한의 욕구의 만족도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을 때, 그 사회는 만족스러운 사회라고 간주될 수 있을 것입니다. (p.215)

🗃 오늘 노트한 내용을 PDF로 다운로드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2022-03-19

#343 내가 찾지 않던 음악

음악 추천 뉴스레터 〈플로우 스테이트〉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만, 나도 음악을 좋아해.
음악 덕에 즐거움도 얻고 힘든 고비를 넘겼던 것 같아.
새삼스레 음악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자는 건 아니야.
그건 얘기할 수록 구차해지는 거니까.

장르를 좇으며 음악을 듣진 않고, ‘나한테 좋은 음악’을 찾아가며 듣는 편이야. 그러다 문득 듣던 음악만 듣는 때가 와. 난 이게 ‘정체’로 느껴져. 물론 두고두고 반복해서 듣는 음악도 있지만 말이야.

그럴 땐 나와 전혀 다른 시공간, 네트워크에 있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추천 받아야 해. 수혈 받는 거지. 〈피치포크Pitchfork〉 같은 음악전문 웹진도 좋고, 〈황덕호의 Jazz Loft〉 같이 믿을만한 음악평론가의 채널도 좋고 말이야.

구독하던 음악 추천 뉴스레터가 있었는데 오늘부터 유료 구독으로 전환했어. 〈플로우 스테이트Flow State〉(번역하면 ‘몰입 상태’가 되겠군)라는 곳인데,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사람이 직접 선곡한, 일하며 들을 만한 두 시간 분량의 음악을 추천해서 보내줘. 여기 아니면 전혀 알 수 없었던 음악들을 추천해주니, 내 목적에 딱 맞는 거지. 구독료가 1개월에 5달러, 1년에는 49달러니까 비싼 가격은 아니고, 유료 구독자를 위한 믹스, 플레이리스트, 팟캐스트 등도 추가로 제공해서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들어.

뉴스레터에서 추천한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도록 거의 모든 글로벌 음악 서비스들(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유튜브뮤직, 아마존뮤직, 타이달 등)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링크를 제공해. 독자가 어떤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든 불편함 없이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거지. 이것도 매일 만들려면 쉽지 않을 텐데.

〈플로우 스테이트〉에서 오늘 추천한 음악은 Kalyani Roy라는 인도 시타르 연주자의 앨범인데, 내가 들어볼 생각도 못해 본 음악이지. 이렇게, 이국적이며 신비로운 시타르의 소리를 들으며, 오늘 내 뉴런은 하나 더 활기를 찾았을까.

나는, 위로가 필요할 때 좋은 파두Fado 곡 하나 추천하고 갈게.

Camané & Mário Laginha, ‘Com Que Voz(어떤 목소리로)’

2022-03-18

#342 “지금 이 시대의 경제조직이나 가치들이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 기이하고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요한 샤푸토, 《복종할 자유》 (2) · 끝

복종할 자유: 나치즘에서 건져 올린 현대 매니지먼트의 원리》, 요한 샤푸토(지음), 고선일(옮김), 빛소굴, 2022.

이 책은 다 읽었어. 한 가지 얻은 교훈은, 책을 정리할 때 절대 카드로 시작하지 말라는 것. 앞으로는, 일단 노트로 정리를 시작하고 그 중에 개념을 정리해놔야겠다 싶은 게 나오면 따로 카드에 쓸 거야. (182페이지 짜리 책인데 정리한 카드가 43장은 좀 아니지 않나…🫥)

아무튼 나는 이 책을 통해, 나치즘에 대한 역사 일부, 전후 독일 사회의 단편, 나치 친위대 출신 지식인이 현대 매니지먼트와 우리/내 삶에까지 미친 영향, 앞으로의 전망 등을 짧은 분량으로 알차게 읽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네. 아무래도 내 현실과 연결고리가 있다보니 더 몰입해서 본 것 같아.

특히 기억할만한 내용 몇 개만 올려보면,

(드디어, 이 책의 제목이 왜 ‘복종할 자유’인지에 대한 내용이 나옴.)

전체 카드 정리한 건 역시 PDF로 올릴게.

🗃 PDF로 다운로드

2022-03-17

#341 “그러나 이 서방은 금덩어리에 치여 죽었읍니다.”

《황금광시대: 근대 조선의 삽화와 앨범》

《황금광시대: 근대 조선의 삽화와 앨범》, 일민미술관·프로파간다(엮음), 프로파간다, 2020.

일제 강점기의 조선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들(#263)을 보면, 마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보는 것 같은 생경한 느낌이 들어. 내 머리 속의 그 시대는 일본인들로부터 핍박 받고 학대 당하는 이미지가 대부분인데, 그 때의 출간물들을 보면 그런 현실만 있었던 건 아니었나 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일상’을 살고 있었어.

그런 생경함과 의문 때문에 일제 강점기부터 근대까지의 이미지나 대중 발간물들을 들어다보게 되네. 이 책은 2020년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1920 기억극장 《황금狂시대》’ 전시와 연계되어 발간됐어.

(‘서문’ 위주 카드 요약)

목차

인상에 남았던 이미지들 몇 개를 옮겨볼게.

‘황금부족증’


“… 금덩어리에 치여 죽었읍니다.”


지금으로 치면 ‘스트리트 패션’ 스케치와 같은 것이라고 해야할까?


왜 이리 익숙한 풍경? 그리고 저 “피 씨를 가진”은 피천득 작가를 가리키는 걸까?


이때도 신발, 구두 사랑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나보다.


한글 신문 발행이 허용되며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한글 잡지들…이라고는 하지만 한자가 더 많군.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조선어학회에서 발행한 〈한글〉.


어딘가에서 영감을 얻은 것 같지만, 매우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하려던 것 같다. “직업여성특집호”


이 시기는 ‘볼수록’ 조선왕조시대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 아는 게 없어서 그런 것 같다.

2022-03-16

#340 “그렇기에 개인은 살아가고 존재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유용한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

요한 샤푸토, 《복종할 자유》 (1)

복종할 자유: 나치즘에서 건져 올린 현대 매니지먼트의 원리》, 요한 샤푸토(지음), 고선일(옮김), 빛소굴, 2022.

코로나 관련 증상이 지난 주말부터 몸에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서, 휴가를 내고 PCR 검사를 (또) 받고 왔어. 이젠 너무 익숙한 것. 비가 많이 와서인지 검사소에 사람은 많지 않더라고.

약을 먹으면 좀 괜찮은 듯 하다가 약기운이 떨어지면 신경 거슬리게 아파져서 참 애매해. 이런 통증이 오랜만이라 익숙치가 않네. 그렇다고 누워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 얼마 전에 새치기로 급히 집어들었던, 2백 페이지 남짓의 《복종할 자유》를 끝내보려고 했으나, 다 못 읽음. 아깝…

처음에는 중요 개념과 사실들만 카드에 정리하려고 했으나, 카드가 너무 많아졌다. 이럴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노트에 정리하는 게 낫지 않냐고 물을 수 있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상 못했어요… 모르는 게 많으면 이렇게 됩니다…

아무튼 정리한 카드들은 이미지로 다 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PDF로 올릴게. 그리고, 가장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카드 한 장만 올려봅니다.

🗃 PDF로 다운로드

나치즘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아는 게 별로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게 많아. 독일은 나치 전범 처리가 철저히 됐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그렇지도 않더구만. 한국 친일파가 해방 이후 권력 기관, 학계의 요직을 차지한 것과 유사한 사례도 많고.

현대 독일에 대해서는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이미지를 떠올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일명 ‘디젤게이트’)처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기업의 조직적 사기 행위가 드러났을 때 좀 혼란스러웠어. 그런데 이 책을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은 역사적 배경이 있더라고.

2022-03-15

#311 스틸 펜촉 만년필에 대한 편견 깨기

주간 〈문구文具〉 · 9

세상에 무수히 많은 만년필이 있지만 딱 둘로 나눌 수도 있는데, 스틸 펜촉 만년필과 골드 펜촉 만년필이야. 써 본 경험으로는 18K 골드 촉은 필기감도 상당히 좋고 잉크에 따라서는 부식에도 강하다고 해. 그만큼 ‘만년필’이라는 이름의 의미에 더 어울리는 소재지. 그만큼 가격도 더 비싸고.

그래서 나도 예산이 허락하는 선에서는 골드 촉을 선호하고 스틸 촉 만년필을 살 경우에는 다른 요소들 — 디자인, 평판, 사용목적 등 — 때문에 사지. 클래식을 지향하지 않다보니 디자인이 독특하고, 사람들이 그렇게 좋다고 하니 한 번 써볼까 하는 마음도 생기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니 휴대하고 다니며 회사에서 쓰기도 부담 없어. 그래도 내 머리 속 만년필 등급은 ‘골드 펜촉 〉〉〉 스틸 펜촉’이 확실히 박혀 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 고정관념을 수정하게 된 계기들이 있었는데, 첫 번째가 레오나르도 모멘토 제로이고 두 번째가 카웨코 스포트 브라스 때문이었어.

물론 필기감은 손에 쥐어지는 펜 굵기, 잡는 위치에 따른 균형, 사용하는 잉크의 흐름이나 점도, 종이 재질, 개인 취향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 받는 주관적 영역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는 어렵지.

그래도 주관적으로 평가해 보자면 저 두 펜은 골드 촉이 전혀 아쉽지 않을 정도의 필기감을 느끼게 해줬어. 여기서 한 가지 재밌는 점은 펜촉을 직접 만드는 만년필 회사는 세계적으로 약 12개 정도밖에 없다는 거야.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요보(Jowo), 복(Bock) 등의 펜촉 전문 제조사에 OEM 방식으로 공급 받고 있어. 오로라보다 몇 년 앞선, 이탈리아 최초의 만년필 브랜드로 자부하는 몬테그라파 같은 브랜드도 포함해서 말이야.

만년필 회사에서 어느 부분까지 세밀하게 펜촉을 설계해 주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보면 그런 브랜드들의 필기감 차이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앞에서 얘기한 레오나르도, 카웨코 두 펜은 골드 촉이 생각나지 않게 만들 정도의 필기감을 느끼게 해줬어.

레오나르도는 현재의 만년필 브랜드 중에서는 전통과 현대적 실용성을 가장 잘 조화시킨 펜을 내놓고 있다고 생각 돼. 디자인은 클래식 만년필의 아름다움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기능성과 디테일에서는 기존 명품 브랜드들을 넘어서고 있다고 봐. 그 균형을 너무 잘 맞추고 있지.

카웨코는 실용성, 휴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지금 회사에 가지고 다니며 쓰는 스포트 브라스 모델은 참 만족스러워. 안정적이면서 부드럽게 흐르는 스틸 촉은 물론이고, 황동이라는 소재에서 오는 묵직함 때문에 뚜껑을 펜 뒤에 끼워서(포스팅) 쓸 때 균형이 뒤로 쏠릴 수도 있는데 펜을 쥐는 위치를 잘 조정하면 펜촉을 묵직하게 눌러줘서 슬슬 쉽게 쓸 수 있기도 해. 사무실에서 쓰다보면 종종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황동이니 내구성은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이제 스틸 펜촉 만년필이라고 무시하지 않기로 했어.😅

2022-02-14

지난 글 보기